토론 게시판   / 글 번호 572941   
  그만 봤으면 좋겠는 토론글 유형
  2 엽토군[eojin]  
조회 2480    추천 0   덧글 1   트랙백 0 / 2017.04.08 18:30:03

4년 딱지 붙인 기념으로 글 하나 써봅니다.

시드노벨에서 그만 좀 올라왔으면 좋겠다 싶은 토론 주제입니다.


1. 한국적 라이트노벨이란 무엇일까?

이게 왜 그렇게나 궁금하신 거죠? 저는 그게 궁금합니다.

유감스럽게도 이건 다 식어버린 담론입니다. '한국적인 것'을 찾는 시도는 이미 60년대말부터 있어 왔고, 오랜 세월 거의 모든 문화계 영역에서 이 담론으로 떠들썩하다가 80년대말 문화부흥기에 이르러서 거의 정리가 됩니다. 이젠 조금이라도 문화비평을 아는 사람이라면 "한국적인" 운운하는 떡밥은 아무도 물지 않아요. 궁금하면 연구자료들을 찾아보시고요.

그런데 왜 라노벨 시장만 십몇 년째 답보중입니까? 결론을 내 드릴게요. 우리가 아무리 왜색 짙은 것을 써낸들 일본 사람이 봤을 땐 별수없이 한국한국합니다. 굳이 한국적임을 찾아야 한다면 그런 식의, 시장과 공급자와 생산자와 역사와 문화 저변이 공통으로 넓고 엷고 느슨하게 칠해 놓은 배경색 같은 것에서 찾을 수 있을 겁니다. 그 흐릿한 것 찾아서 무엇하시게요?

이런 건 어떨까요? 한국적인 예수님, 한국적인 냄비, 한국적인 일본어 수업은 있을까요? 뭔 헛소리냐 싶으시다면, 한국적인 라노베 역시 비슷한 헛소리라는 것을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. 제발 이런 비본질적이고 정체 없는 "맥락" 내지 "배경"에 대한 탐구는 그만 좀 합시다. 우리는 예수님, 냄비, 일본어 수업, 라이트노벨 등등의 "대상 자체"에 대해 생산적으로 고민하면 그걸로 충분해요.


2. 어떤 것을 라이트노벨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?

이 질문이 언제 특히 많이 올라오는가 하면 공모전 공지가 올라오고 정확히 1달쯤 뒤부터 어김없이 올라옵니다. 무슨 약속처럼 반복되는 일이라서 안타까울 지경입니다.

이해는 합니다. "아하 라이트노벨이란 이러이러하게 쓰면 딱 되는 것이로구나! 이게 라이트노벨 집필의 정석이로구나!" 하는 걸 깨달으면 오죽 좋을까요. 그런데 그게 안 되니까 이 바닥의 프로들도 가끔 흑역사로 묻히는 단편을 써버리고, 듣보잡 신인이 갑작스럽게 최신 트렌드를 씹어먹으며 치고 올라오고 뭐 그런 게 가능한 것 아니겠습니까? 어떻게 보면 '라이트노벨의 정의'가 불가능하다는 점은 이 경쟁을 공평하게 만들고 있기도 합니다.

왜 불가능한가? 어딘가에서 댓글로 썼던 말인데, 라이트노벨이라는 장르가 먼저 있지 않았고, 0세대 라이트노벨이었던 것들이 먼저 있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. 그것들을 콩트(초단편), 코미디(희극) 등의 기존 장르 분류에 꽂아넣어 놓을까 하다가, 그건 좀 아닌 거 같아서 별도로 분류를 새로 만들어 그것들을 꽂아넣기 시작했는데 그 분류에 가장 먼저 붙은 작명이 바로 '라이트노벨'이었지요.

모두가 다 아는 이 이야기를 통해 다시 강조하고 싶습니다. 장르가 먼저 있지 않았고, 아직은 분류가 불가능했던, 그러나 세상이 원하고 있기에 새 분류를 만들어주는 게 더 합당했던 훌륭하고 선도적인 작품들이 먼저 있었다는 거에요. 먼저 길을 열어나간 명작들로부터 교훈을 배워서, 비슷하지만 다소 새로운 것을 만들어 보세요. 사람들이 알아서 분류해 줄 겁니다.

이런 질문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. "어떤 것은 라이트노벨이 아니게 될까?" 예컨대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세계관의 나열 같은 것은 차라리 팬북이나 꿈일기에 가깝지 라이트노벨이라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. 이런 식으로 몇 가지 생각해 보고, 나름의 금기를 피하면서 재밌는 것을 읽고 쓰고 합시다. 그러다 보면 우리는 언젠가 자연히 라이트노벨이라 부를 만한 것을 읽고 쓰고 있을 겁니다.


생각을 좀더 하면 몇가지 유형이 더 있을텐데 일단 두가지만 생각나네요.

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?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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0 04/08/07:53
라이트노벨 정의는 잘 모르겠고 내돈 내서 책 내긴 아까우니 출판사통해 책 내고 싶긴하네요. 제 작품성을 알아봐주는 출판사가 나타날거예요. 언젠가는 꼭...전 꿈을 버리지않고 글을 쓸겁니다. 언젠가 꼭.....제 작품성을 인정받고 싶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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